■​ 박미애 화봉고등학교 영양교사, 울산광역시영양교사회장 

 

 

6월 4일 오후 임재훈 국회의원(바른미래당 사무총장/국회 교육위원회 바른미래당 간사)이 주최하고 (사)대한영양사협회가 주관한 ‘안전하고 건강한 학교급식과 바람직한 산업안전보건법 적용 방안'에 대한 정책간담회가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의실에서 열렸다.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상 관리감독자를 누구로 지정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만큼이나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참석한 180여 명의 영양교사, 학교영양사, 시·도교육청 관계자로 간담회의실은 미어터질 듯 했고 복도에까지 줄지어 앉은 뜨거운 모습은 문제를 이슈화 시키기에 충분했다.

필자가 발제한 ‘안전하고 건강한 학교급식을 위한 산업안전보건법 적용 방안’에 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고용노동부와 교육부가 부처간 협의를 통해 특화된 법상 제도 개선 및 지침 개발이 필요하며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충분한 유예기간과 의견수렴절차가 필요하다. 산안법은 1981년 공업·건설업·제조업 등의 산업에 적합한 규정으로 제정되어 학교급식에 그대로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학교현장에 맞는 지원과 전문가가 배치될 수 있도록 위탁규정 신설 등 법 개정과 지침 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

둘째, 학교는 ‘교육서비스업’으로서 학교급식을 포함한 하나의 사업으로 포괄 관리하여야 한다. 학교를 각 분야별로 세분화하여 산안법을 적용하지 않고 학교급식을 포함해 단위학교 전체를 ‘교육서비스업’으로 재해석함이 타당하다.

학교급식이 ‘음식점업’이면, 보건실은 ‘보건업’으로, 체육관은 ‘스포츠서비스업’으로, 도서관은 ‘도서관, 사적지 및 유사여가관련 서비스업’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또한 장소적으로 분산된 학교를 교육청단위에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판단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며, 기관구내식당업은 직영급식이 원칙인 학교급식의 분류로도 맞지 않다.

셋째, 학교급식의 산안법 적용은 법률유보원칙 및 법률우위원칙에 위배된다. 〔별표1〕 법의 일부를 적용하지 아니하는 사업 및 규정, 제4호 제나목에는 ‘교육서비스업(청소년 수련시설 운영업 제외)’라고 되어 있다. 이 말은 학교급식을 포함한 학교전체가 적용제외 임에도 불구하고, 고용노동부는 법이 아닌 「국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의 산업안전보건법 적용범위 판단지침」에 의거하여 학교급식에만 적용하는 것은 ‘행정권의 발동은 법률에 근거해야 한다’는 법률유보원칙에 위배된다.

학교 내 타 현업근로자는 산안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적용하면서 학교급식만 유독 법령에 근거도 없는 지침으로 산안법을 적용하는 것은 ‘행정권의 어떠한 행위도 법률을 위반해서는 안 된다.’는 법률우위원칙에 위배되는 모순이 있다.

또한 법에서 정하지 않은 사항을 행정 해석에 의해 집행하는 것은 입법기관의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다.

넷째, 학교급식 산안법 적용 시 법률상충문제 및 중복규제 해결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학교는 이미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고용형태 및 명칭을 불문하고 교직원 전체가 학교안전사고에 대해 적용받고 있으며, 또한 학교보건법에 의해서도 학생과 교직원의 안전·보건관리를 기적용 받고 있어 산안법과 중복규제에 해당된다.

산업재해 발생 시 보상에 대한 법률로도 공무원은 공무원재해보상법, 교육공무직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사립학교는 사립학교 교직원연금법에 의거 각기 다른 법률을 적용 받고 있으며, 식품위생법과 학교급식법에 정한 식품위생과 상충되는 부분이 산안법에는 상당부분 존재하여 해결 방안 마련 후 적용되는 것이 타당하다.

다섯째, 산안법 상 영양교사·영양사를 관리감독자로 지정하려는 것은 문제가 있으며,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특히 시·도교육청에만 전문 인력을 보강하고 단위학교는 전문적인 담당 인력이나 시스템은 부재한 상태에서 산업안전 비전문가인 영양교사 및 학교영양사에게 관리감독자의 미명 아래 모든 업무와 책임만 부과하는 것은 1인이 수행할 업무량의 한계를 벗어날 뿐만 아니라 학교급식의 안전과 학생건강에 문제가 발생되므로 관리감독자는 별도 인력이 반드시 보강 배치되어야 한다.

즉, 교육청에 단위학교를 순회지도하는 전문인력을 별도 배치하거나, 학교에 전담하는 인력을 별도로 추가 보강하여 배치하거나, 외부위탁을 줄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 인력배치가 되어야 산안법의 본래 목적인 산업재해 감소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어 종합토론에서 임영미 고용노동부 산재재해예방과 과장은 ”관리감독자는 당연히 현장을 지휘하는 반장 역할을 하는 사람이 맡는 것이며, 특별히 안하던 업무를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평상시 지휘·관리하던 업무를 관리감독하게 하는 것이 관리감독자의 업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학교현장에서 영양교사·영양사의 업무가 이렇게 많고 과중한지 몰랐다”며 산안법상에는 관리감독자를 구체적으로 지정하지는 않았으며 필요할 경우 학교 급식 안전 지침서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 조명연 학생건강정책과 과장은 “산안법의 취지상 관리감독자는 산안법에 명시된 내용대로 지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시간을 갖고 좋은 대안책을 마련하는 데 힘을 쓰겠다”고 덧붙였다.

조동수 동명중학교 영양교사는 “아직 아무런 제도적으로 갖추어진 내용도 학교급식종사자 적용과 관계자인 영양교사, 영양선생님 업무 분석과 올바른 적용이 전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책임만 주어지는 형태의 현재 산안법 학교 적용은 아니다.”라면서 “2019년에는 학교급식종사자 해당! 2020년 1월 16일 이후는 학교전체가 해당된다면 더 안전하고 체계적인 관리를 위하여 처음부터 학교전체 적용에 맞는 매뉴얼을 만들고 모든 학교관계자에 대한 산안법 취지 등 홍보와 교육이 이루어진 다음에 체계적인 적용이 십분 옳다고 판단된다”라고 강조했다.

이기아 서원중학교 영양사는 “영양교사, 영양사는 식품위생법 및 학교급식법에 의하여 일년에 식품의약품안전처, 시·도교육청 합동점검, 학부모급식점검단, 교육청 등의 위생점검, 운영점검 등의 점검을 받고 있고, 부식구매 입찰, 정산, 학부모·학생·교직원 민원처리, 우유급식, 조리실무사 위생관리, 인력관리, 조리실 시설관리, 행정 업무 등 현재 하고 있는 업무를 다 나열하기도 어려운 상황으로, 법 개정의 취지에 맞게 관리감독자는 학교 전체의 안전을 지휘·감독할 수 있는 인력으로 추가적인 배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승교 노무법인 벗 대표노무사는 “안전보건관리체제 상 안전보건관리책임자, 안전관리자, 보건관리자, 관리감독자로 직계 및 위계가 있어야 하는데 학교현장에는 안전관리자, 보건관리자의 지도·조언도 없는 체제에서 관리감독자 업무만 부여되어 혼란이 더 가중되고 있다” 라고 말했다.

또한 “학교가 ‘기관 구내식당업’으로 구분되는 경우 급식 종사자 이외에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가 배제될 우려가 있으므로 학교급식만을 기관 구내식당업으로 분리하여 산업안전보건법을 적용하기보다는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별표 1. 법의 일부를 적용하지 아니하는 사업 및 규정을 개정하여 ‘교육서비스업’으로 산업안전·보건이 관리되어야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영조직에서 생산과 관련되는 업무와 그 소속 직원을 직접 지휘ㆍ감독하는 부서의 장 또는 그 직위를 담당하는 자에 대한 해석, 산업체의 경우 산업안전보건과 관련한 안전보건관리책임자, 안전관리자, 보건관리자, 산업보건의 등 전문가가 현장에 상주하고 있는 반면 학교현장에는 산업안전보건과 관련한 전문적인 담당인력이나 시스템은 부재한 상태에서 관리감독자에게만 업무와 책임만 부과되는 상황, 식품위생법 제88조를 위반하여 학교급식 위생관리 업무수행에 방해 여부(5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를 고려한 각 학교의 직제 및 특성을 고려하여 관리감독자 지정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토론을 마치고 질의응답 시간에는 시·도 교육청 관계자 중 한 명이 “저 개인적인 안전관리자로서 소신 있는 생각은 법이 합리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현장의 의견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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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청중은 산안법을 적용하지 않고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 및 ‘학교보건법’을 강화해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 법은 수업 중 교사에게 발생한 안전 문제에 적용하는 법이므로 산안법과는 별개”라는 상반된 견해도 있었는데 필자는 이에 대해 다른 생각이다. 왜냐하면 현재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상 교육활동이라 함은 학교의 교육과정 또는 학교의 장이 정하는 교육계획 및 교육방침에 따라 학교의 안팎에서 학교장의 관리·감독 하에 행하여지는 수업·특별활동·재량활동·과외활동·수련활동·수학여행 현장체험활동 또는 체육대회 등의 활동이며 심지어 등·하교의 활동도 포함된다. 학교급식도 교육의 일환으로 실시된다는 점에서 답변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과 교육급식으로서의 인식의 전환을 위해 더 노력해야겠다는 의지를 다지게 되었다.

또 다른 영양교사는 현재 교육부 및 시·도교육청에는 학교급식의 산안법 적용에 따라 안전보건관리업무를 위해 안전관리자, 보건관리자 등의 전문 담당 인력을 채용한 걸로 알고 있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는 어떠한 인력 지원도 없다. 학교 현장도 산안법의 취지에 맞게 관리감독자를 별도 채용할 계획은 있는지 라는 질문에 교육부 조과장은 “학교에서 인력을 추가 배치하는 것은 그리 녹록한 일이 아니며 더욱이 관리감독자 지정에 관한 내용은 교육청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시간상 제약으로 현장의 뜨거운 열기를 다 식히지 못한 채 정책간담회를 마쳐야 했다. 개운하게 풀리지 않은 것들은 또 다른 자리에서 논의 될 것으로 안다. 바쁘신 중에 간담회가 끝나기 직전까지 자리를 지켜주시고 좌장으로서 함께 해결방안을 모색해주신 임재훈 의원님께 감사를 드린다. 대책이 없다는 누군가의 말에 의원님은 “대책은 마련을 하라고 있는 것이다”라며, 우리 영양교사·영양사가 학교현장에서 더 이상 1인이 감당할 수 없는 과도한 업무 부과는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 며 강력한 의지를 표명해주셨다.

학교현장에서 소수 교과로 소수 직렬로 타교과나 타직렬에 비해 약자일 수밖에 없는, 그래서 이제껏 공문 하나로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던, 그래서 심신이 피폐해 질대로 피폐해지고 자존감은 바닥을 치고 있는 우리를, 따뜻한 마음으로 부둥켜 안아주신 임재훈 의원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더불어 간담회 초반에는 원론에 입각한 이야기를 하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급식현장을 이해해 주신 고용노동부 임영미 과장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정책간담회 자리가 교육부 조명연 과장님께는 우리가 학교현장에서 받고 있는 중압감만큼이나 컸을 거라 생각된다. 그래도 문제해결을 위해 기꺼이 간담에 참석하여 의견 주시고 함께 해주심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항상 귀기울여 주시고 해결방안을 마련해주시는 과장님께 매번 더 어려운 부탁만 드리는 것 같아 송구스러울 따름이다. 지면을 빌어 과장님만 믿고 의지하는 현장의 마음이 너무 간절했음을 이해해 주십사 말씀올리며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린다.

허형만 시인은 ‘밥’이라는 시에서 ‘밥은 우주의 생명’이라고 했다. 우주의 생명을 다루고 있는 영양교사·영양사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학교현장의 의견이 반영된 적합한 산안법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해주시기를 간곡히, 정중이 건의 드리는 바이다. 영양교사·영양사는 영양전문가로써, 최일선에서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는 건강지킴이로써, 부족함이 없도록 노력할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