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학교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 학생들에게 급식시간은 늘 기다려지는 때이다. 화이트 데이 등 기념일에 더욱 특별한 요리를 선보이는 것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파주 세경고등학교의 김민지 영양사(30)에게 인기 급식의 비결을 듣고, 세경고등학교의 메뉴 레시피를 소개받았다.
Q.세경고등학교 급식에서 자랑할 점은 무엇인가요?
학교 급식은 단순히 식사의 개념이 아니라 아이들의 학교생활 만족도에도 직결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급식실에서 즐겁게 식사를 하고 졸업하고 나서도 급식실이 좋은 추억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여러 가지 테마급식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생일축하의 날, 향토 음식 체험의 날, 세계음식체험의 날, 이벤트식단(독도의날, 김치데이 등), 냉면집 그릇에 음식을 담는 냉면기사용의 날 등 총 10가지 정도를 운영하는 편인데 급식 메뉴 중 테마 급식을 제공했을 때 학생들의 선호도가 가장 높았던 것 같습니다. 특별한 날 제공하는 메뉴도 대부분 수제로 만들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더 좋아했던 것 같아요.
Q.세경고등학교 급식이 유명해진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SNS에 급식일기처럼 급식사진을 올리게 되었는데 운이 좋게 기사에 나오게 되었고, 많은 분들이 관심을 주셔서 그런 것 같습니다.
Q.식단을 짤 때 제일 중요하게 고려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식단 작성 시 고려해야 될 부분은 정말 많지만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위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기호도가 높고 다양한 식단이 제공되더라도 위생이 지켜지지 않으면 소용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 끼만으로도 많은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는 메뉴와 학생들의 기호도, 식단의 색감, 식감 등을 고려해 식단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Q.식단을 짜면서 제일 힘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학생들에게 새로운 메뉴를 제공할 땐 아무래도 걱정이 많이 됩니다. 새로운 메뉴이다 보니 정확한 양이나 레시피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이 좋아할 수도 있고 싫어할 수도 있기 때문에 늘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제공을 하는 것 같아요. 영양사로 일하면서 가장 속상하고 힘들 때는 아무래도 잔반이 많은 날인 것 같습니다. 많은 고민을 통해 식단을 작성하고 조리실무사님들과 함께 힘들게 조리해서 음식을 제공했는데 학생들 반응이 좋지 않고, 잔반이 많이 나왔을 때 너무 속상하더라구요. 평소 학생들과 자주 소통하는 편인데, 잔반이 많이 나오는 날은 꼭 메뉴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문제점을 찾아 레시피나 조리방법을 변경하고 있습니다. 제가 급식을 제공하는 대상은 학생들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의견을 식단에 적극 반영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Q.주어진 예산 내에서 식단을 짜면서 학생들 입맛에 맞는 식단을 짤 수 있는 비결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학교에서 시설유지비, 소모품 등 일부 지원해주시는 부분이 있고 또 단가를 절약할 수 있는 식재료나 수제 메뉴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졸업식에 과일 도시락, 화이트데이에는 '사탕을 올린 생크림 허니브레드'를 내놓는 등 기념일에 더욱 특별한 요리를 선보이는 걸로도 유명한데, 이런 학교 급식에서 보기 힘든 메뉴에 대한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나요?
새로운 메뉴에 대한 아이디어는 반짝하고 떠오를 때도 있지만 주로 전국에 계신 여러 영양사님들과 소통을 하면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 요리 관련 도서, 프로그램, 어플, SNS 등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요즘 많은 분들이 요리, 맛집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보니 요리 관련 채널이 활성화되어 있어서 저도 관련 내용이나 이슈 등을 주의 깊게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여행을 하면서 방문했던 맛집들의 음식을 다이어리에 기록하는 편인데 기록해둔 내용들이 식단을 작성할 때 많은 도움이 되었고, 실제 식단에 반영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Q.영양사로 일하면서 제일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 언젠가요? 학생들이 “식사시간이 즐거워요, 맛있게 조리해주셔서 감사해요” 등 예쁜 말들을 해주고 스승의 날 정성이 담긴 손 편지를 받으면 너무 고맙고 더 열심히 일하게 되는 동기부여가 생깁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앞으로 맛과 영양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급식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학생들이 가장 좋아했던 레시피 “리얼꽃게한마리리조또”
가. 재료
꽃게 1마리 160~200g, 붉은 날치알20g, 눈꽃치즈20g, 소고기(민찌)20g, 토마토35g, 양송이버섯10g, 옥수수통조림15g, 다진 마늘2.5g, 깻잎2.5g, 양파4~5g, 청주, 소금, 후추, 버터
나. 소스
스파게티소스50g, 토마토케찹15g, 토마토페이스트25g, 휘핑크림35g, 블랙올리브피클, 파마산치즈가루, 설탕, 우유
다. 조리방법 1) 꽃게는 솔을 이용해 구석구석 깨끗하게 세척한다. 2) 날치알은 청주에 담궈 세척한 뒤 오븐에 구워서 따로 준비한다. 3) 깻잎은 얇게 채썬 뒤 소독해서 고명으로 준비한다. 4) 달군 솥에 버터를 녹인 뒤 약불에서 양파, 다진 마늘을 넣고 볶아준다. 소금, 후추에 밑간한 소고기 다짐육을 중불에서 볶은 뒤 슬라이스한 양송이버섯을 넣고 한 번 더 볶아준다. 5) 옥수수, 으깬 토마토를 넣고 중불에서 뭉그러질 정도로 볶아준다. 소스재료를 넣고 센 불에서 끓이다 약불로 줄여 4~5분간 끓인 뒤 완성한다.
※ TIP 배식 시 밥→ 토마토소스→ 눈꽃치즈→ 꽃게→ 날치알&깻잎 순으로 배식한다. 꽃게는 오븐에 찐 뒤 게딱지와 분리를 해서 따로 준비한다. 꽃게 가운데 부분을 가위로 자르면 먹기에 더 용이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