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영양관리료 수가 신설 토론회 © 영양사신문

지난 3월 6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윤일규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주최한 ‘의료기관 기초영양관리료 수가 도입을 위한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입원 환자 영양불량 유병률을 낮추기 위해서 기초영양관리 수가 신설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토론회를 주최한 윤일규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의료기관 기초영양관리 필요성에 공감한다면서 이번 토론회를 통해 기초영양관리료를 수가화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이 논의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각계 전문가 의견을 경청해서 기초영양관리료 수가 도입을 위한 법적 근거를 갖추도록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이명수 의원(자유한국당)도 입원환자에 대한 적절한 영양공급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모든 입원환자들이 영양불량에서 벗어나 안전한 치료를 받기 위해 기초영양관리료 수가 도입이 필수라고 말했다.

발제자로 나선 김원경 서울대병원 급식관리파트장(대한영양사협회 전국병원영양사회 회장)은 의료기관에서의 기초영양관리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초영양관리는 입원 초기에 영양초기평가결과에 따라 영양불량 치료 계획을 수립하여 의료진에 고지하는 단계다. 김 파트장은 병원이라는 시스템 자체가 영양불량을 심화시킨다면서 “영양상태가 나쁜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재원 일수가 3일 이상 긴 것은 물론 의료비 지출도 더 많았다”고 말했다.

김 파트장은 “환자의 안전 관리 측면에서 체계적인 영양관리가 중요하다“며 기초영양관리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기초영양관리료의 수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재입원율 감소와 함께 의료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파트장은 “보다 구체적인 기초영양관리료 수가화를 위한 정책연구가 중요하다. 기초영양관리의 대상자 선정 기준과 행위 범위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진수 대한병원협회 보험위원장(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원장)도 힘을 보탰다. 서 위원장은 “영양불량이 치료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면서 병원 경영자의 입장에서 식대는 수가가 낮게 평가돼 있어 적자를 내지 않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 결과 영양사 2명을 고용해야 할 일을 1명만 고용하게 된다고 밝혔다. 서 위원장은 “과거 기초영양관리에 소홀했다”면서 영양 관리는 환자에게 중요하므로 기초영양관리료 수가가 신설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초영양관리료 수가는 숨은 의료 손실을 줄이는 데도 기여하기 때문에 건보 재정에도 손해가 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 메르스 같은 국가적 사태를 겪으면서 신설된 감염관리료 수가의 사례를 들었다.

서 위원장은 “지금 제대로 기초영양관리평가를 하고 있는 게 아니다. 수가를 도입하면 병원이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기초영양관리 평가를 내실 있게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서 위원장은 질병을 치료하는 것뿐만 아니라 질병 발병률을 낮추는 것 또한 의사의 책무라고 말하면서 의사와 간호사, 영양사 같은 병원의 모든 전문가가 한 팀을 이루어서 환자의 치유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적정의료인력 증대 차원에서도 기초영양관리료 수가 신설은 적절한 논의라고 덧붙였다.

성신여대 식품영양학과 이승민 교수도 수가 신설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외국처럼 기초영양관리 실시로 인한 비용절감효과에 대한 증거자료 확보가 필요하다”면서 비용효과 분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양혜란 교수는 나아가 “소아 입원환자에 대한 별도의 소아영양교육상담료를 신설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양 교수는 소아 입원환자의 경우에도 입원 시점에서의 영양불량 유병률이 15-32%로 전세계 각국에서 상당한 비율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영양불량에 대한 초기 선별과 평가가 이뤄지지 않아서 입원 당시 이미 영양상태가 불량함에도 치료되지 않고 결국에는 질병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게 양 교수의 설명이다.

양 교수는 영양초기평가 수행 및 기록이 의료기관인증 조사기준에 포함되어 있으나 모든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입원 시 수행해야 하는 기초영양관리료 수가가 없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영양초기평가 행위를 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또 양 교수는 내실 있는 영양초기평가를 위해 기초영양관리료 신설과 함께 별도의 소아영양교육상담료 수가 신설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선임연구위원은 환자의 안전과 의료의 질, 비용적 측면에서 공감한다면서 수가 신설을 위해서는 먼저 행위에 대한 분명한 정의, 대상자 판정기준 설정, 관리 프로토콜 정리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